[최고기사 결정전] 나카무라 스미레, '우상' 박정환과 첫 공식전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3.11 17:32 | 최종 수정 2024.03.11 20:05 의견 0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평소 가장 좋아하고 존경한다던 박정환 9단과 첫 공식전을 가졌다. 11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5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 본선 2회전 1경기에서 박정환 9단이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을 161수 만에 흑 불계로 물리쳤다.

박정환 9단(오른쪽)과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의 대국 모습 [K바둑]


흑을 잡은 박정환 9단이 처음부터 철저하게 실리를 파고들면서 자연스럽게 박정환의 실리와 나카무라 스미레의 세력으로 판이 짜여졌다.

팽팽한 접전이 진행되던 중 우변에서 첫 전투가 벌어졌다. 박정환 9단이 엷은 흑돌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백에게 빵때림을 주면서 백이 약간 좋은 형세가 됐다. 그러나 흑이 우하귀 돌들을 하변 쪽으로 밀어 갈 때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백돌을 잇지 않고 중앙으로 한 칸 뛴 백 66이 첫 완착이었다. 그리고 흑이 바로 백 한 점을 단수쳤을 때 패로 받은 것이 패착이 됐다. 패싸움으로 스미레 3단이 좌하귀를 잡고, 박정환 9단이 우하변을 잡는 바꿔치기가 일어나면서 승부가 흑 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었다.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중반 중앙 흑 대마 공격에 마지막 승부를 걸었지만 박정환 9단이 노련하게 타개하면서 승부가 끝났다.

박정환 9단(오른쪽)이 대국 후 주요 승부처에 대해 복기하고 있다. [K바둑]


대국 후 박정환 9단은 "전혀 부담이 안 됐다. 오히려 스미레 선수가 더 긴장하고 부담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초반에 빵때림을 주고 넘어간 게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그 다음 백이 패를 걸어 가면서 많이 손해를 봤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계속 좋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박정환 9단은 "이번 리그전에 새로운 기사들이 많이 들어와서 더 흥미진진해진 것 같다. 다음 상대인 김정현 사범이 속기파라고 알고 있고, 수읽기나 판단이 빠르고 정확한 선수인 것 같다. 재미있는 대국을 두겠다"고 다음 경기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이어 박정환 9단은 나카무라 스미레 3단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는 중계진의 질문에 "인공지능으로는 중반을 공부할 수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은데, 중반을 보완하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조언을 건냈다.

가장 두고 싶었던 박정환 9단과의 대국이어서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많이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K바둑]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은 "(박정환 9단과의 대국에) 긴장을 했다"고 말하고 "초반에 이상하게 둬서... 패를 해서 나빠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다음 상대인 임상규 2단과의 대국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12일에는 변상일 9단과 이창석 9단의 본선 2회전 2경기가 열린다. 상대 전적은 변상일 9단이 5승 3패로 앞서 있다.

한편 제5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본선은 예선 통과자 4명(신민준‧안성준‧김정현 9단, 임상규 2단)과 전기 대회 시드 4명(박정환·변상일·박민규·이창석 9단), 후원사 시드 1명(나카무라 스미레 3단) 등 9명이 풀리그로 타이틀 보유자 신진서 9단에게 도전할 1명을 가린다.

인포벨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며 K바둑이 주관 방송을 맡은 제5기 쏘팔 코사놀 최고 기사 결정전의 우승 상금은 7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60분+30초의 피셔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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