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바둑리그] 탄력받은 당이페이, 하루 2승으로 팀 승리 앞장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3.15 01:30 | 최종 수정 2024.03.15 01:33 의견 0

KB바둑리그 2위 울산 고려아연과 3위 한국물가정보가 11라운드 첫 경기에서 마주쳤다. 승리가 간절했던 한국물가정보가 외국인 선수 당이페이 9단의 하루 2승 활약에 힘입어 오랜만에 연승에 성공했다.

'밤 늦은 시간', '하루 두 판의 대국'을 모두 처음 경험한 당이페이 9단. 하루 2승으로 팀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한국기원]


14일 저녁에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1경기에서 한국물가정보가 울산 고려아연에 3:2로 승리했다.

2·3위 팀의 대결은 두 라운드 만에 에이스 결정전을 치를 정도로 치열했다. 2위 팀 울산고려아연은 지난 라운드에서 유일한 무패 팀이던 원익을 완봉으로 눌러 팀 분위기가 최고인 상황.

이날도 2국 주장전에서 신민준 9단이 강동윤 9단을 불과 134수 만에 불계로 물리치면서 울산 고려아연은 제대로 분위기를 탔다.

자칫 기울어질 수 있던 초반 분위기를 돌려 놓은 것은 당이페이 9단이었다. 고려아연의 5지명 김채영 8단을 맞아 20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팀 승부를 1:1 동점으로 만들었다.

울산 고려아연은 한상조 6단이 한승주 9단을 꺾고 다시 한 걸음 앞서갔지만, 마지막에 끝난 3국에서 문민종 8단이 박민규 9단에게 지면서 에이스 결정전으로 최종 승부가 넘어갔다.

신민준 9단(오른쪽)과 강동윤 9단의 주장전 모습. 강동윤 9단의 우하 대마가 모두 잡히며 단명국으로 끝났다. [한국기원]

당이페이 9단(왼쪽)과 김채영 8단. 중반 한때 김채영 8단이 승률 95%까지 기록했지만 하변에서 손해를 보면서 역전당한 후 회복하지 못했다. [한국기원]

울산 고려아연의 막강 4지명 한상조 6단(왼쪽)이 한국물가정보 2지명 한승주 9단을 격파했다. [한국기원]

박민규 9단(왼쪽)이 문민종 8단에게 승리를 거두고 팀 승부를 에이스 결정전으로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한국기원]


에이스 결정전에 출전한 선수는 한국물가정보의 당이페이 9단과 울산 고려아연의 신민준 9단이었다. 당이페이 9단은 에이스 결정전이 처음인 데 비해 신민준 9단은 세 번째 출전이었다.

이번 시즌 에이스 결정전에서 2승을 거둔 신민준 9단이 유리해 보이는 상황이었으나 상대 전적에서 앞선 당이페이 9단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초반 탐색전 후 본격적으로 맞붙은 하변에서 당이페이 9단이 이득을 보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어 중앙에서 세 번의 빵때림으로 승기를 잡은 후 좌상 일대를 크게 손에 넣으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당이페이 9단은 후반 신민준 9단의 추격에도 오히려 차이를 벌리며 승리를 지켰다.

당이페이 9단(왼쪽)과 신민준 9단이 대국 후 복기하고 있다. 당이페이 9단이 5전 전승으로 신민준 9단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기원]


당이페이 9단은 김채영 8단과의 대국에 대해 "형세가 불리하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조금 안 좋다 정도로 느끼고 있었다. 나중에 승률 그래프를 보고 운이 좋아서 이겼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루 두 번의 대국에 대해 "중국에서는 없었다. 하루 두 판을 둔 것도, 밤 늦게까지 둔 것도 모두 처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강한 상대와 많이 두고 싶다. 신진서 선수와 둔 지 오래돼서 바둑리그에서 만나면 좋겠다"는 바램을 나타냈다.

당이페이 9단의 인터뷰 모습. 지난 라운드에서는 변상일 9단, 이번 라운드에서는 신민준 9단 등 한국의 강자들을 잇달아 꺾었다. [한국기원]

주장전에서 쾌승을 거뒀지만 에이스 결정전에서 아쉽게 패한 신민준 9단. [한국기원]

7승째를 올린 한상조 6단. 4지명이면서도 다승 5위다. [한국기원]

6승 6패의 박민규 9단 [한국기원]

승리를 거둔 한국물가정보 검토실 모습. 오른쪽이 박정상 감독 [한국기원]


3라운드에서 2연승을 한 후 오랜만에 연승에 성공한 한국물가정보는 승점 17점(6승 5패)으로 3위를 지켰다. 패한 울산 고려아연도 승점 1점을 추가하면서 승점 20점을 돌파해 2위를 유지했다(7승 4패).

◆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1경기(괄호 안은 지명 순서)

한국물가정보 울산 고려아연 결과 비고
(후) 당이페이 O (5) 김채영 X 202수, 백 불계승 장고
(1) 강동윤 X (1) 신민준 O 134수, 백 불계승 속기
(3) 박민규 O (3) 문민종 X 214수, 백 불계승 속기
(2) 한승주 X (4) 한상조 O 160수, 백 불계승 속기
(후) 당이페이 O (1) 신민준 X 202수, 백 불계승 에이스결정전
3 2

※ 제한 시간(시간누적방식) : 장고판 40분+20초, 속기판 10분+20초, 에이스 결정전 1분+20초

15일(금)에는 정관장천녹과 원익의 11라운드 2경기가 열린다. 대진은 홍성지-금지우(0:0), 변상일-이지현(4:4), 김정현-박영훈(1:5), 박상진-김진휘(0:2)의 순서다(괄호 안은 상대 전적, 앞 선수가 정관장천녹). 원익의 주장 박정환 9단은 중국갑조리그 플레이오프 출전 관계로 결장한다.

8개 팀이 출전해 단일 리그로 치러지는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14라운드(더블리그)의 정규 리그와 스텝래더 방식으로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상금은 우승 2억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이며 상금과 별도로 정규 시즌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승리 팀에 1400만 원, 패배 팀에 700만 원의 대국료를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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