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붕배] 김승진, 천신만고 끝에 결승 진출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4.05 21:03 의견 0

이붕배 참가 선수 중 가장 상위 랭커(51위)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던 김승진 4단이 예상대로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복병 엄동건 2단의 강력한 저항에 막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김승진 4단(왼쪽)이 상위 랭커의 자존심을 지키며 결승에 올랐다. [K바둑]


5일 경기도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5기 이붕배 신예 최고위전 4강 첫 경기에서 김승진 4단이 엄동건 2단을 2:1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스미레 3단과의 본선 첫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엄동건 2단이 결승에 오를 기회였던 경기였다.

1국에서 김승진 4단에게 불계승을 거뒀던 엄동건 2단은, 2국에서도 250수가 두어질 때까지 99% 이상 이기고 있었다. 사실상 결승 진출이 굳어진 상태였고, 상대 김승진 4단 역시 마지막 2국이라 던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승부가 기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승진 4단이 계속 따라붙자 엄동건 2단이 흔들렸고, 좌변에서 흑 259·261수로 스스로 공배를 매우는 실수를 하면서 반집 승부가 됐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승리의 희망이 생긴 김승진 4단은 기민하게 끝내기를 해 갔고, 결국 반집을 남기며 극적인 대역전승을 거뒀다.

"좋았던 것 같은데 갑자기 크게 무리해서 대마가 죽었을 때는 그냥 먼저 던져야지 했다. 막상 계속 미세해지길래 계속 둬 봤는데 상대가 많이 흔들려서 이긴 것 같다"고 김승진 4단이 국후 소감을 전했다.

2006년생인 김승진 4단은 2021년 영재입단대회로 입단했다. 통산 승률은 62.8%다. [K바둑]


패배 직전에 기사회생한 김승진 4단은 이어진 3국에서 좌중앙 백 2점을 사석으로 활용해 중앙 흑 세력을 무력화시키며 주도권을 잡고 손쉽게 승리했다. 결승 진출 일보 직전에 미끄러진 엄동건 2단은 마지막 3국에서는 1·2국에서와 같은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김승진 4단은 "판이 제 스타일대로 안 짜여서 고전했다"면서 "2국도 거의 마지막에 흑이 패를 못 들어가 반집을 이겨서 얼떨떨했다. 그래도 대역전승을 해서 3국을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3국에 대해서는 "2국에서 너무 경솔하게 빨리 두다가 망했기 때문에, 3국은 많이 좋아진 후부터는 신중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붕배에서 첫 우승을 노리게 된 김승진 4단 [K바둑]

이번 대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엄동건 2단 [K바둑]


◆ 제5기 이붕배 신예 최고위전 4강 1경기

구분 김승진 엄동건 결과
1국 X O 196수, 백 불계승
2국 O X 309수, 백 반집승
3국 O X 168수, 백 불계승
2 1


6일에는 강재우 초단과 이민석 초단의 4강 2경기가 벌어진다. 올해 2월 일반인입단대회로 같이 입단한 두 선수는 내일 경기가 첫 공식 대국이다.

2022년 이후 입단자(49명)와 나이 어린 기사(7명)를 대상으로 하는 신예 기전인 제5기 이붕배 신예 최고위전은 예선을 통과한 7명의 선수와 본선 시드를 받은 김은지 9단 등 8명이 8강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다.

특히 이번 대회 본선은 단판 승부로 진행했던 전기 대회와 달리 매 라운드 3번기로 진행된다. 대국 종료 15분 뒤 다음 대국을 속개해 라운드 진출자를 가린다.

㈜삼원일모와 이붕장학회가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며, K바둑이 주관 방송을 맡은 제5기 이붕배 신예 최고위전의 우승 상금은 1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5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방식(피셔방식)으로 각자 5분에 추가 시간 20초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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