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착각이 불러온 아쉬운 패배 ··· 강동윤 5연승 좌절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2.11.28 21:59 | 최종 수정 2022.11.28 22:06 의견 0

14년 만의 농심배 5연승 도전이 단 한번의 착각으로 무산됐다. 4일간 재대국 포함 5번의 경기를 치른 강동윤 9단이 5연승을 눈앞에 두고 안타까운 역전패를 당했다.

5연승은 실패했지만 4승 1패의 성적으로 한국 팀에 큰 힘이 된 강동윤 9단의 대국 모습


28일 한국과 중국의 대회장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2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8국에서 강동윤 9단이 중국 롄샤오 9단에게 166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전날에 이어 강동윤 9단의 흑번으로 진행된 이날 대국은 중반까지 팽팽하게 진행됐다. 중반에 접어들어 강동윤이 상변에서 백 5점을 잡으면서 흑이 두기 편한 바둑이 되었다. 백이 두텁기는 했지만 흑도 실리에서 앞서고, 공격 당할 곤마도 없어 차이를 조금씩 벌려 가고 있었다.

이날의 승부처는 좌변이었다. 백은 좌변에서 집을 많이 만들어야 했기에 106으로 좌변을 크게 지켰고, 흑은 107로 바로 좌변 삭감에 나섰다. 롄샤오는 114로 끊으면서 최대한 버텼는데, 이 수가 무리였다. 백이 흑을 바로 잡기는 어려웠다. 흑이 백의 무리를 응징하며 좌변에서 수를 내고 살면서 흑이 많이 유리해졌다.

백은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했고, 상변의 뒷맛을 파고들면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어났다. 롄샤오는 상변에 잡혀 있던 백을 좌상귀로 연결하는 패를 만들었고, 좌변 흑 대마의 안형을 뺏는 곳에 팻감을 썼다(백 144). 이때 강동윤이 손을 빼고 흑 145로 상변 패를 해소했는데 이것이 패착이었다. 손을 빼도 좌변 흑 대마가 사는 것으로 착각한 것. 백 146으로 좌변 흑 대마가 잡히면서 한순간에 승부가 끝나 버렸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4일 동안 5판의 대국을 소화한 탓에 강동윤 9단이 체력적 부담이 상당했고, 이것이 경기 막판 집중력 저하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국의 심판을 맡은 김수장 9단(오른쪽)이 대국 규칙을 안내하고 있다


강동윤 9단이 롄샤오 9단에게 패배하면서 한국과 중국은 똑같이 3명의 주자를 남기게 됐다. 일본은 1명만 남아 있는 상태다.

2라운드 마지막 대국인 9국은 29일 중국의 롄샤오 9단과 일본의 마지막 주자 이야마 유타 9단의 대결로 속행된다. 지난 대회에서 일본 기사 최초로 농심신라면배 4연승을 기록한 이야마 유타 9단이 일본의 체면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주)농심이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 상금은 5억 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 원의 연승 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 원씩)이 지급된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씩이 주어진다.

방송 중계 카메라에 둘러싸인 대국장 모습


■ 제2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출전 선수

□ 한국 : 신진서·변상일·박정환·강동윤(4승 1패, 탈락)·신민준 9단(1패, 탈락)

□ 중국 : 커제·구쯔하오·롄샤오(1승)·퉈자시(1패, 탈락)·판팅위 9단(3승 1패, 탈락)

□ 일본 : 이야마 유타 9단, 위정치 8단(1패, 탈락), 시바노 도라마루(1패, 탈락)·쉬자위안(1패, 탈락)·이치리키 료 9단(1패,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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