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육七 관절타이밍] 박정환, 23개월 만에 타이틀 획득··· 대회 2연패 달성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3.06 18:18 의견 0

길었던 제2기 한국기원 선수권전이 드디어 끝났다. 2022년 12월부터 시작된 15개월의 대장정이 박정환 9단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박정환 9단이 2년에 가까운 무관의 세월을 마감하고 한국기원 선수권전 2연패에 성공했다. [바둑경제]


6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기 5육七 관절타이밍 한국기원 선수권전 결승 5번기 제5국에서 박정환 9단이 설현준 9단을 164수 만에 백 불계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월 13일부터 시작된 결승 5번기에서 설현준 9단이 1·4국을 이기고, 박정환 9단이 2·3국을 이겨 2:2가 된 가운데 박정환 9단이 최종국을 이겨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1기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박정환 9단은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새로 돌을 가린 결과 설현준 9단의 흑번으로 진행된 경기는 초반부터 박정환 9단이 앞서 나가며 큰 어려움 없이 완승했다.

초반 우변에서 설현준 9단이 우변 백돌을 공격했지만, 의욕적으로 끼운 수가 빵때림 당하면서 손해를 봤다. 설현준 9단은 곧바로 좌상변에 들어가 백 집을 깨면서 살았다. 그러나 여기서 박정환 9단이 선수를 잡고 좌하귀에 파고들면서 흑의 모양이 무너졌다. 이후 백이 흑 2점을 잡고 하변을 크게 차지하면서 백의 승세가 굳어졌다.

앞서 1·4국에서 좋았던 바둑을 역전패했던 박정환 9단은 후반으로 갈수록 두텁게 두며 오히려 차이를 벌려 갔다. 모처럼 박정환다운 후반 마무리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박정환 9단(왼쪽)과 설현준 9단의 결승 5국 모습 [바둑경제]


박정환 9단은 대국 후 "5번기 풀 세트까지 가는 접전이어서 체력적·정신적으로 쉽지 않았다. 오늘 만족스러운 내용으로 마지막 판을 이겨서 상당히 기분 좋다"는 국후 소감을 남겼다. 또한 "제 스타일대로 잘 풀렸고, 흑에게서 느슨한 수가 몇 번 나오면서 많이 앞서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이날 대국을 돌아봤다.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박정환 9단은 "이 대회가 저와 잘 맞는 기전 같다. 2연패한 기전이 몇 개 없는데 정말 잘 맞는 것 같다. 3연패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정환 9단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22년 4월 제23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우승 이후 23개월 만에 통산 35회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 입단 이후 2009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한 차례 이상 우승을 기록했던 박정환 9단은 지난해 15년 만에 우승컵 없이 한 해를 보냈다. 한국기원 선수권전이 늘어지는 바람에 무관의 시간이 더 늘어났다.

박정환 9단은 "크게 의식되지는 않았다. 실력이 부족한 부분이 생기다 보니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4국의 대역전패 이후 절치부심한 박정환 9단이 좋은 내용으로 완승했다. [바둑경제]

마지막 5국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었던 설현준 9단. 크라운해태배에 이어 또 준우승에 그쳤다. [바둑경제]

3월 랭킹에서 2위를 지킨 박정환 9단 [바둑경제]

지난 2월 11일 입신에 오른 설현준 9단 [바둑경제]


(주)인포벨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제2기 5육七 관절타이밍 한국기원 선수권전은 본선에 진출한 32명이 4인 1조 더블 엘리미네이션으로 경기를 치렀다. 매 라운드마다 2승을 거둔 2명이 상위 라운드로 올라가 4강에서 2승한 설현준 9단과 박정환 9단이 결승에 진출했다. 박정환 9단이 종합 전적 3:2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5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90분에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졌다.

저작권자 ⓒ 바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