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바둑리그] 유난히 커 보인 주장의 빈자리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3.15 23:38 의견 0

개막 9연승을 질주했던 원익이 2경기 연속 완봉패를 당하며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특히 이날 자리를 비운 팀의 에이스 박정환 9단의 부재가 큰 부담이 됐다.

정관장천녹의 승리를 이끈 홍성지 9단(왼쪽)과 김정현 9단 [한국기원]


15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2경기에서 정관장천녹이 원익을 4:0으로 물리쳤다.

정관장천녹은 주장 변상일 9단이 선제점을 올린 후 홍성지 9단과 박상진 7단이 연이어 승전보를 전하며 일찌감치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그리고 김정현 9단이 박영훈 9단을 꺾고 대미를 장식했다.

정관장천녹의 후보 선수 박상진 7단은 원익의 막강 4지명 김진휘 7단을 꺾고 팀 완봉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상대 전적(0:2)과 리그 성적에서 김진휘 7단에게 열세이던 박상진 7단은 '선 실리 후 타개'의 전략으로 실리를 선점한 후 김진휘 7단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완승을 거뒀다.

김진휘 7단(왼쪽)과 박상진 7단. 상승세의 김진휘 7단이 지난 라운드에 이어 이날도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한국기원]


또한 정관장천녹의 홍성지 9단은 박정환 9단을 대신해 출전한 금지우 5단을 꺾고 프로 통산 700승을 기록했다. 50여 수 언저리를 지나면서부터 차이가 벌어진 대국은 홍성지 9단이 계속 차이를 더 벌려 낙승했다. 이번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홍성지 9단은 3승째를 기록하며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만들었다.

금지우 5단(오른쪽)에게 홍성지 9단은 벅찼다. 원익은 박정환 9단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한국기원]


정관장천녹은 이번 시즌 첫 완봉승을 올렸고, 원익은 2경기 연속 완봉패를 당했다. 지난 라운드에서 박정환·구쯔하오의 막강 투톱을 출전시키고도 승점을 하나도 따내지 못한 원익은, 주장의 부재 속에 이날 경기에서도 팀원들이 모두 패점을 기록하며 여덟 판 연속 패배를 기록 중이다. 두 경기 연속 완봉패는 원익이 처음이다.

변상일 9단(오른쪽)과 이지현 9단. 변상일 9단의 타개에 이지현 9단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갔다. [한국기원]

김정현 9단(왼쪽)이 상대 전적 1:5의 열세를 딛고 박영훈 9단에게 승리하며 팀 완봉승을 확정했다. [한국기원]


승점 3점을 얻은 정관장천녹은 승점 13점(4승 7패)으로 최하위에서 탈출해 6위에 올랐다. 정관장천녹은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4위와 승점 1점 차이로 다가서며 포스트 시즌 진출의 희망을 높였다.

패한 원익은 2연속 완봉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승점 25점(9승 2패)으로 1위를 달렸다. 2위인 울산 고려아연이 전날 패한 덕분에 승점 5점 차이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갑조리그 일정이 있는 선수 중 유일하게 바둑리그에 출전한 변상일 9단 [한국기원]

후보 선수인 박상진 7단이 5승 5패로 선전하고 있다. [한국기원]

김정현 9단이 2연승을 올리며 5승 5패로 승률 50%를 맞췄다. [한국기원]

월간 세리머니상을 받은 홍성지 9단의 승리 세리머니. 홍성지 9단은 이날 승리로 프로 통산 700승(414패)을 기록했다. 승률은 62.84%다. [바둑TV]

2연속 완봉패를 당한 원익의 검토실 모습. 12라운드 마한의심장 영암과의 경기가 중요해졌다. [한국기원]

정규 리그 후반에 중요한 승점을 얻은 정관장천녹. 충분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 볼 만하다. [한국기원]


◆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2경기 (괄호 안은 지명 순서)

정관장천녹 원익 결과 비고
(2) 홍성지 O (5) 금지우 X 226수, 백 불계승 장고
(1) 변상일 O (2) 이지현 X 157수, 흑 불계승 속기
(3) 김정현 O (3) 박영훈 X 198수, 백 불계승 속기
(후) 박상진 O (4) 김진휘 X 179수, 흑 불계승 속기
4 0

※ 제한 시간(시간누적방식) : 장고판 40분+20초, 속기판 10분+20초

16일(토)에는 마한의심장 영암과 바둑메카 의정부의 11라운드 3경기가 열린다. 대진은 박종훈-허영호(0:0), 안성준-이원영(3:2), 설현준-김명훈(5:4), 최철한-박건호(0:4)의 순서다(괄호 안은 상대 전적, 앞 선수가 마한의심장 영암). 전반기에서는 마한의심장 영암이 3:1로 승리했다. 안성준-이원영(승), 설현준(승)-김명훈의 두 판은 리턴매치다.

8개 팀이 출전해 단일 리그로 치러지는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14라운드(더블리그)의 정규 리그와 스텝래더 방식으로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상금은 우승 2억5000만 원, 준우승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이며 상금과 별도로 정규 시즌 매 경기 승패에 따라 승리 팀에 1400만 원, 패배 팀에 700만 원의 대국료를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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