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사결정전] 진 줄 알았던 나카무라 스미레, 반집 승으로 종합기전 본선 첫 승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4.03.20 18:27 의견 0

후반 막판 역전패한 줄 알고 눈물을 흘린 나카무라 스미레 3단. 인공지능은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의 승리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몰랐다.

졌다고 생각한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은 상변에서 무리하게 수를 내려다 실패했고, 결국 더 이상 둘 데가 없어 눈물을 떨구며 마무리했다. 하지만 결과는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의 반집 승. 한국에서 활동한 지 한달도 안 돼 종합 기전에서 극적으로 올린 첫 승리였다.

나카무라 스미레 3단(오른쪽)이 임상규 2단을 꺾고 종합 기전 본선 첫 승을 올렸다. [K바둑]


20일 오후 경기도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5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 본선 3회전 1경기에서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임상규 2단에게 312수 만에 흑 반집승을 거뒀다.

본선에서 2패씩을 기록한 나카무라 스미레 3단과 임상규 2단의 대국은 두 선수 모두 본선 첫 승을 올릴 수 있는 기회여서인지 불꽃이 튀었다. 더구나 전투적인 두 선수의 기풍도 더해져 대국 내내 열기가 가득했다.

전반부는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주도하는 흐름이었다.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중앙 백 대마의 연결을 끊으면서 중앙에서 흑백 간 대형 수상전이 벌어졌고, 임상규 2단의 실수(백 116)가 나오면서 중앙 백 대마가 잡혀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크게 앞서기 시작했다.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의 압승으로 끝날 것 같던 대국은 임상규 2단이 끈질기게 따라붙으면서 미세해졌다. 임상규 2단은 상변의 큰 모양을 두 번의 패싸움 끝에 지켜냈고, 좌변에서 흑을 압박하며 반집 승부를 만들었다. 큰 차이로 앞서다 따라잡힌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막판 계가가 안 되면서 많이 흔들렸지만 더 이상 둘 곳이 없었던 덕분에 반집 차이를 극적으로 지켜냈다.

패배를 직감하며 흘린 눈물이 반집 승리로 돌아왔다. 대국 후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의 모습에서 처절했던 한판의 여운이 그대로 묻어난다. [K바둑]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은 대국 후 "초반부터 어렵다고 생각했다. 진 줄 알았다"면서, "계가를 할 때도 이겼다는 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임상규 2단은 "계가가 잘 되지 않았다. 미세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공배를 메우길래 왠지 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 대마 싸움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는 무리였다. 흑이 넘어간 자리를 막아 버텼어야 했는데, 전체적으로 무리한 싸움을 걸어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끝까지 표정의 변화가 없었던 임상규 2단. 끝까지 끈질기게 따라붙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K바둑]


춘란배 본선 일정으로 이번 주에 이날 한 경기만 열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본선은 다음주 26일(화)에 신민준 9단과 이창석 9단의 본선 3회전 2경기를 시작으로 정상적인 일정이 이어진다.

제5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본선은 예선 통과자 4명(신민준‧안성준‧김정현 9단, 임상규 2단)과 전기 대회 시드 4명(박정환·변상일·박민규·이창석 9단), 후원사 시드 1명(나카무라 스미레 3단) 등 9명이 풀리그로 타이틀 보유자 신진서 9단에게 도전할 1명을 가린다.

인포벨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며 K바둑이 주관 방송을 맡은 제5기 쏘팔 코사놀 최고 기사 결정전의 우승 상금은 7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60분+30초의 피셔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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