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몹시 간절했던 삼성화재배 우승 ··· 그래서 더 기쁘다

신해용 선임기자 승인 2022.11.09 14:02 | 최종 수정 2022.11.09 14:43 의견 0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대회가 신진서 9단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과 중국 커제 9단의 32강 대결로 대회 개막일부터 많은 관심이 쏠린 삼성화재배는 신진서-박정환의 8강 대결, 한국 선수들의 4강 독점, 최정 9단의 여자 선수 첫 메이저 세계 대회 결승 진출 등 풍성한 화제를 남기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3번의 도전 끝에 첫 우승을 이룬 신진서 9단과, 삼성화재배 우승이 꿈일 정도로 간절했던 최정 9단이 시상식 후 기자 회견을 통해 못다한 이야기를 전했다.

다음은 주요 인터뷰 내용이다.

신진서 9단의 인터뷰 모습


□ 신진서 9단

- 우승 소감에 대해서 말해달라.

“세 번 연속 결승에 도전했는데 이번까지 준우승을 하게 되면 삼성화재배와는 더 이상 인연을 맺기 어려울 것 같아서 결승전 준비를 특히 많이 했다. 이렇게 우승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사실 삼성화재배에서 지금까지 어떻게 보면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많이 아쉬웠기 때문에 이번 결승은 정말 많이 간절했는데 우승해서 기쁘다.

- 오늘 대국은 어땠나?

“오늘은 많이 나쁜 줄 알았는데 형세 판단에 미스가 있었던 것 같다. 초반에 돌이 죽었을 때는 꽤 안 좋다고 생각해서 버텨야 하는 흐름인 줄 알았는데 제가 형세 판단을 잘못하고 있었다.

- 지금까지 수많은 승부와 결승전을 치렀는데 특히 이번 결승전에서 부담스러웠던 면은 없었나?

“부담감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대국을 하니 전혀 그런 부담감이 바둑을 방해하지는 않았다. 일단 최정 선수와의 대국이 평소에 많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좋았다. 제가 결승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이번 결승은 최대한 바둑판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바둑을 두기 전에는 솔직히 우승이 아른거리긴 했는데 둘 때는 바둑에만 집중했다.”

- 이번 대회에서 언제 가장 어려웠나?

“결승 2국이 제일 힘들다고 느꼈다. 4강전에서 김명훈 선수와의 대국도 힘든 바둑이긴 했다. 오늘 대국은 이기면 우승이라는 생각을 다 지우지 못했기 때문에 두면서도 좀 긴장감이 있긴 있었다. 바둑도 많이 안 좋다고 생각해서 3국까지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 앞으로의 목표는?

“일단 제가 처음 삼성화재배 결승에 진출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 그때는 제가 우승이 지금보다도 더 간절했었는데 좀 안 좋은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실수도 겹치면서 바둑에 대한 회의감까진 아니지만 심적으로 힘들었다. 이렇게 올해 우승을 하게 되면서 이제 그런 마음을 다 잊어버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앞으로도 더 노력해서 삼성화재배를 비롯한 모든 대회에서 최대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최정 9단의 인터뷰 모습


□ 최정 9단

- 결승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여자 기사 최초로 세계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번 대회에 대한 소감을 전해달라.

“준우승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삼성화재배 결승에 올라와서 세계 최강의 신진서 선수와 둘 수 있어서 행복했고 영광이었다. 이번 삼성화재배 자체가 제 자신이 스스로 생각했던 한계를 깰 수 있는 무대가 된 것 같아서 정말 기쁘고 앞으로 더 정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 이번 대회 통틀어 만족스러웠던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결승까지 올라온 것 자체로 만족스러웠다. 결승전에서 제가 두고 있는 모습을 많이 상상했는데 실제로 두게 돼서 너무 기뻤다. 결승에서 힘을 내서 3국까지 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데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기쁘고 정말 즐거웠다.”

- 많은 강자들을 꺾고 올라왔는데 그 중에서 좀 기억에 남는 대국과 그 이유는?

“8강전에서 중국의 양딩신 선수한테 이겼던 경기이다. 그 승리로 한국 선수들의 우승이 확정이 되어서 개인적으로도 기쁘고 여러 면으로 굉장히 기뻤다. 그 승리가 자신감으로 작용하고 그래서 4강도 이기고 결승까지 간 것 같아서 8강전이 제일 기억에 남고 당연히 결승전은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 아까 ‘자신의 한계를 깨서 상당히 기뻤다’고 그랬는데 앞으로 바둑에서의 목표는 어떻게 잡고 있나?

“사실 오랫동안 삼성화재배 우승이 제 꿈이었다. 이번에는 조금 아쉽게 됐지만 이번 결승 진출로 일단 스스로 제 한계는 제가 정하는 거라고 깨달았기 때문에 더 정진해서 신진서 9단에게 더 좋은 모습으로 도전하겠다.”

시상식과 인터뷰를 마치고 악수를 나누고 있는 두 대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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